2017. 7. 24, 늘 일상

 ~만 되면, ~만 하면, 하는 식으로 생각을 했었던 거 같다.

 그래를 데려오고도 약만 잘 먹으면, 화장실만 가리면, 같이 자는 것만 익숙해지면, 하고 생각했다. 그러면 다 괜찮을 거야. 좋아질 거야. 편해질 거야.

 하나가 해결되면 더 큰 일이 터지는 3주를 보내면서 스스로 묻게 된다. 정말 그런 때가 올까. 다 괜찮고 좋고 편안한 그런 때가 올까.

 여전히 밤에 자다가 몇 번씩 깬다. 오늘 새벽에도 깨서 습관처럼 그래를 찾았는데, 내가 요즘 베개 대신 쓰는 수건을 같이 베고 자고 있었다. 몇 번을 깨는 사이 위치는 바뀌었지만 한결같이 내 몸 어딘가에 제 몸을 붙이고 있었다.

 지금은 실은 오지 않을 이상적인 상태-state-를 위해 견디고 노력하는 시간이 아니다. 피곤하고 고민 많고 머리가 아프지만 그래도 함께여서 좋은 시간이다.

 지난 주 토요일 병원 진료에서 그래가 임신 중인 걸 알았다. 날짜를 헤아려 보면 동물보호센터에서 임신을 한 듯하다.

 어떤 아이와 교배를 한 건지 알 수 없고, 임신을 모르고 독한 약을 썼고, 아기냥이들의 출산을 돕고 입양이 가능한 시기까지 돌보고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보호자를 구해줄 자신이 없기에, 내일 중절 수술을 한다.

 내 결정의 무게를 알고 그만큼 그래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에 충실하며 살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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