드러누운 밤 - 훌리오 꼬르따사르

 어머니의 편지


 ... 어머니의 편지는 항상 시간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고, 루이스가 희구하고 계획하고 성취한 일상의 질서를 어지럽혀놓았다. 라우라를 삶에 끼워넣었듯이, 빠리를 삶에 끼워넣었듯이, 겨우 삶에 끼워넣은 평범한 일상을 뒤흔들어놓았다. 새 편지가 도착할 때마다 루이스는 잠시 동안이나마 (왜냐하면 애정어린 답장을 보내는 즉시 편지 건은 뇌리에서 지워버렸으니까) 어렵사리 쟁취한 자유가, 사람들이 세상살이라고 부르는 인연의 끈을 무자비하게 잘라버리고 새 출발 한 삶이 정당성을 잃어가고, 발판을 상실해가며, 버스 뒤로 사라지는 리슐리외 거리처럼 지워져버리는 느낌을 받았다. 결국 그가 누리고 있는 자유란 가석방에 지나지 않으며, 그의 삶 또한 주문장(主文章)과 결별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 문장을 뒷받침하고 설명하는 괄호 속 단어와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였다.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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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추적자


 나는 재즈 비평가이며, 과민하다 싶을 정도로 나 자신의 한계를 잘 아는 사람이다. 내 사고는 저 불쌍한 조니가 밑도 끝도 없는 말과 한숨과 느닷없는 분노와 흐느낌으로 뛰어넘고자 하는 것보다 한 차원 아래다. 내가 천재로 여겨도 조니는 털끝만큼의 관심도 보이지 않으며, 자기 음악이 동료들 음악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해서 으스대지도 않는다. 그가 선두에 서서 쌕소폰을 연주하면, 나는 마지막에 가서 뒷북이나 쳐주며 살 수밖에 없다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. 그가 입이라면 나는 귀다. 그가 입이고 내가 뭣이라는 표현보다는 낫기에 하는 말이지만…… 그래, 비평은 그가 씹는 쾌락을 느끼며 맛있게 먹은 것의 서글픈 종장이다. ..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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